시험없애고, 특목고 폐지하고, 수능은 절대평가로...'경쟁'보다는 ‘평등’
문재인 제19대 대통령 당선, 대한민국의 운명은? ⑤
뉴스윈코리아 기자2017.05.24 17:44:32
문재인 정권이 지향하는 교육 정책의 키워드 중 하나는 ‘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공약으로 ‘사교육 경감’을 위해 ▲고교 서열화 해소 ▲교육과정 분량과 난이도 완화 ▲고교 학점제(수강신청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대선 후보 시절 한 시민단체에 보낸 답변서에서 ▲수능 절대평가화 ▲대입 및 수시 전형 간소화에 대한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가교육위원회’라는 교육 컨트롤 타워를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신설할 예정이다. 교육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초•중등 교육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이관할 예정이다. 아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획기적으로 달라지게 될 교육정책들을 살펴본다.
중학교 중간•기말고사 폐지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설계한 대선캠프 교육정책팀 관계자는 18일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고 경쟁을 부추기는 획일적인 시험을 지양하고 시험 중심 수업이 아닌 학생•교사 중심 수업, 자유학기제 등을 좀 더 활성화하기 위한 취지로 중학교 중간•기말고사를 순차적으로 폐지하고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도 없앤다”고 발표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상 고교 평준화가 무너지면서 이제는 초등학생까지 고교 입시 경쟁에 매몰되고 있다"며 "관련 훈련 수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방안은 현장 의견을 수렴해 마련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18년부터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간•기말고사가 폐지될 전망이다.
그러나 교육 관계자들은 “정기고사 폐지로 인해 사교육이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정성, 타당성, 객관성을 갖춰 학생을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은 반드시 필요하며, 시험 폐지를 통해 교실 중심 수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험 폐지가 학력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치 않다. 시험은 학생들의 학습 진행 상태를 점검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필수적인 피드백 활동이며, 교사의 판단과 평가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학업성취도 평가는 각 학교가 학생들을 올바른 방법으로 충실하게 지도했는지 여부를 확인해 지역별, 학교별 학력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과정으로 균등한 교육 기회를 보장해야 할 국가의 책무 중 하나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외고, 국제고, 자사고 폐지
문재인 대통령은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어고, 국제고, 자사고와 같은 특목고를 없애고 과학고, 예체능고, 마이스터고만 남기겠다는 계획이다. 교육 불평등과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목적이지만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성향을 반영하는 교육 기회가 줄어들고 수월성 교육이 사라진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화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대선 전에 보낸 질의서에 “고교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행 고교 내신은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행하고 있고, 대학 입시에서는 상대평가 점수를 활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 관계자들은 “내신 절대평가가 시행될 경우 상대평가로 인한 학교 현장의 경쟁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절대평가제의 가장 큰 관건인 학생부 신뢰성 및 대입 변별력 확보 부분을 검증하지 않는다면 대학이 학교 내신을 불신해 결국 대학별고사를 부활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사교육이 더욱 극성을 부릴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입 및 수시 전형 간소화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대선 전에 보낸 질의서에 “학교 공부와 학교생활만 열심히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며 “정시와 수시 구분을 없애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대학입시를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수능 세 가지로 단순화하고 논술이나 특기자 전형(영어, 수학, 과학) 등 사교육을 유발하는 전형은 대폭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비교과 영역을 축소하고 소논문, 에세이,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폐지해 사교육 유발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수능 절대평가화
교육부는 7월께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중3 학생이 대입시험을 치르는 2021학년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절대평가제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 공약 발표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교육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대선 전에 보낸 질의서에 “수능 절대평가를 계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수학 점수가 91~100점인 학생들에게 모두 1등급을 부여하는 것이다. 점수 구간을 어떻게 나눌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수능 결과에 따라 학생 간 실력 변별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입시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고교 학점제 도입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고교학점제•수강신청제의 도입을 교육공약 1호로 내걸었다. 고교 학점제란 고등학교도 대학처럼 학생이 원하는 강좌를 신청해 수강하고, 정해진 졸업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장을 수여하는 제도로 현재 미국과 핀란드 등에서 실시 중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22일 “새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공약 1호인 ‘고교 학점제’의 현장 안착과 실행 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23일부터 종합 대책 논의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는 교육과정 전문가(교수), 시민단체, 현장 교원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다. 고교 학점제 활성화를 위한 고교 내신 성취평가제(절대평가제) 등 평가 방법 혁신과 수능 개선, 교원 수급 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교육부장관으로 유력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도 최근 한 강연회에서 고교 학점제가 현 정부 임기 내에 현장에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고교 학점제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교사 수급, 교실 확보 등의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현재 일반고에서 개설되는 수업은 65개 정도인데 학생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려면 개설 강의를 크게 늘려야 한다. 이 경우 도사의 대규모 학교들에 비해 농어촌의 소규모 학교들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선택권이 크게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교사 수를 늘리고 질을 끌어올리는 대책도 필요하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려면 다양한 강좌를 운영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교원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현행 고교 내신 상대평가 체제에서는 소수가 수강한 과목에서 성적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과목의 개설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점도 문제다. 즉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기 위해선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 및 현행 대입제도의 대전환이 선결조건인 것이다. 현 상태에서 고교 학점제가 도입될 경우 일부 대입에 필요한 과목에만 학생들이 몰려 주요 교과목 이외의 수업들은 파행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여주고 사교육 팽창을 방지함으로써 공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사교육이 더욱 기승을 부릴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다. 대학 간 서열이 존재하는 현실에서 새 정부의 공약처럼 수능 절대평가, 논술폐지가 현실화되면 대입에서 학생부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고교 학점제를 도입하면 학습 기준에 미달된 학생들에 대한 낙제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내 학부모나 학생들의 정서상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자칫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학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대학 서열화 폐지
문재인 대통령은 올해 초 출판한 자신의 저서 '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우리 사회의 가장 불안한 요소는 기회의 불평등"이라며 "수능이든 내신이든 특기전형이든 이런 것 중 하나만으로 대학입학이 가능하게 입시제도를 단순화해야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학 서열화를 없애는 일종의 대학 평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에서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기 위한 1단계 방안으로 대학 구성원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역 거점 국립대를 집중 육성해 국립대학 간 연합 네트워크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2단계로 국립대 연합 체계를 구축해 공동 선발, 공동 학위 수여가 가능하게 하고 공영형 사립대학을 육성하며, 3단계에서 국립대 연합체계와 공영형 사립대학 간 연계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학력과 출신학교에 따른 입시와 취업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입학원서, 취업 자기소개서 등에 학력 및 출신학교 기재란을 폐지하는 내용의 '학력•출신학교 차별 금지법'을 즉시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출처: http://www.newswinkorea.com/news/article.html?no=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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